데브구루 ‘먹거리’ 챙겨서 직원들 기살려요

송지호 데브구루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휴식시간에 기타를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재훈 기자>
서울 가산동 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업체 데브구루. 본사 휴게실 문을 여는 순간 색다른 느낌이 든다. 음식점에서나 있을 법한 초대형 냉장고 안에 각종 음료수와 과일이 꽉꽉 채워져 있다.
24명의 임직원을 위해 너무 많은 간식이 아니냐는 질문을 송지호 대표(39)에게 던졌더니 “한 달 부식비만 80만원 이상 나온다”며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직원들이 먹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근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저녁을 먹고 청구하는 비용에도 한도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혹시 직원들이 한우 고기를 먹고 영수증을 회사에 청구해도 결제를 해주는가 물어봤다. 송 대표는 “실제 한우를 먹는 직원들은 보지 못했지만 직원들이 청구한 영수증을 결제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직원 대부분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젊은이들이다 보니 자유로운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지난여름에 반바지를 입자는 건의사항이 있어 곧바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데브구루 사무실에서 만난 직원 대부분이 캐주얼 차림이다.
직원들과의 소통도 자유롭다. 한 달에 한 번 아침에 하는 `데브 굿모닝데이`를 만들어 임직원들끼리 간단한 식사와 과일을 먹으면서 자유토론을 한다. 참가는 직원들 자유고, 이를 지키기 위해 송 대표도 매번 참가하는 게 아니고 가고 싶을 때만 간다고 한다. 물론 일반 회사들이 하는 회식 지원 등은 기본이다.
직장을 선택하는 중요 척도 중 하나인 연봉은 엔지니어 기준 대졸 초임이 3000만원 정도다.
송 대표는 “지난해 인센티브 등을 더하면 3500만~3700만원 정도를 지급했다. 업계 평균은 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보니 투자할 곳이 사람밖에 없다. 비용의 80% 정도를 인건비로 지급하고 있다. 올해 대졸 초임 연봉도 작년 수준은 웃돌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브구루는 좋은 인재들을 데려오기 위해 사내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직원 추천 인센티브는 한 명당 200만원 정도다.
송 대표는 “추천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회사의 좋은 점을 찾게 되고 책임감도 커지는 것 같다. 채용 사이트 등을 통해 들어오는 인재들보다 사내 추천제를 통해 더 좋은 인재가 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벤처기업이다 보니 직원 채용 시 일에 대한 열정을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다 보니 직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이 회사 김세령 대리는 “먹는 것과 복지포인트 등 복지에 직원들이 만족해 한다”며 “사외교육 신청과 건의사항을 잘 받아주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1년에 회사를 그만두는 이들이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한다. 회사에 어느 정도 적응한 연차 직원들이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휴대폰과 PC 연결 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를 주로 만드는 데브구루는 2002년 설립 이후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2010년 17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5억원까지 올랐고, 올해는 30억원 가까이 도달할 것으로 송 대표는 보고 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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